리뷰/전자제품

2023년 말에 쓰는 블랙베리 키투(Blackberry key2) 리뷰 사용기

자이니 2023. 12. 20. 21:01

 

 물리키보드가 달린 휴대폰으로 유명한 블랙베리. 한 번쯤은 써보고 싶은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나도 그런 사람 중 하나였고, 최근 몇 달간 블랙베리 키투를 써보았다. 블랙베리는 크게 자체 os를 탑재한 클래식 모델들과 비교적(?) 최근에 나온 안드로이드를 탑재한 모델들로 나뉜다. 그중에서 안드로이드를 탑재한 모델이자 블랙베리의 마지막 제품인 키투(key2)를 몇 달간 써보았다.

 

성능

 

프로세서 스냅드래곤 660
디스플레이 1620 x 1080 (3:2) 4.5인치 ips lcd
메모리 6GB
카메라 전면 800, 후면 1200 듀얼
배터리 3500mah
운영체제 안드로이드 8.1.0

 

키보드

 

 블랙베리의 아이덴티티인 키보드. 일단 손맛이 좋다. 터치키보드에 익숙해져버린 손가락은 물리키보드를 누르는 것만으로도 재미를 느낀다. 하지만 미세하게 일반적인 키보드 자판배열과는 위치가 달라서 원활하게 타이핑을 하려면 적응기간이 조금 필요하다. 키보드 하나하나도 사이즈가 작기 때문에 손가락이 굵다면 사용상에 지장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키보드 영역에서 지원하는 몇 가지 손가락 제스처가 존재하는데, 솔직히 그냥 화면 누르는 게 더 편한 경우가 많아서 잘 사용하지는 않았다. 왼쪽으로 쓸어서 단어 지우기만 유용하게 썼다.

 물리 키보드를 쓰면서 가장 편하게 느낀점은 타이핑이 아니라 키보드 자판 하나하나를 단축키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키보드 자판 하나하나에 앱실행을 포함한 무음모드 설정, 블루투스 on/off, 손전등 on/off 등 키투에서 지원하는 모든 기능을 할당할 수 있다. 이 말은 굳이 다른 앱이나 기능을 실행하기 위해 홈화면으로 나갈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다른 앱 사용 중에도 단축키로 설정한 자판을 누르면 해당기능이 바로 실행이 된다. 폰으로 업무를 많이 보는 직종이라면 굉장한 메리트가 있는 부분이다. 물론 평상시에도 설정하기 따라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여러 사용기들을 살펴보면 스페이스바가 고장이 나는 경우를 종종 볼수가 있는데, 스페이스바에 지문인식센서가 달려있기에 이 경우는 지문인식도 사용할 수가 없게 되고, 스페이를 두 번 눌러 한/영 전환 또한 할 수가 없게 된다(이 부분은 alt+enter로 대체 가능). 블랙베리의 키보드는 알리익스프레스에서 약 7만 원(?) 정도면 구매가 가능하다. 구매해서 자가교체를 하면 된다. 본인은 키보드의 P자판이 떨어져 나갔는데 누르는 데는 지장이 없어서 대충 사이즈 맞게 고무조각을 붙여놓고 사용 중이다.

반응형
성능

 

 우선 성능은 갤럭시 s8 정도랑 비교하면 얼추 맞지 싶다. 평상시에 실사용하기에 크게 문제는 없는 성능이다. 하지만 최신기종의 스마트폰을 사용하다가 키투로 넘어왔다면 답답함을 느낄 정도는 된다. 여러 앱을 전환하면서 사용할 때, 앱전환이 느리거나 잠시 멈추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2018년도에 출시한 폰이니 그러려니 하면 된다.

 운영체제는 오레오(8.1.0)에서 더 이상 업데이트 되지 않는다. 보통 소프트웨어 지원이 끊긴 안드로이드 기기들은 커스텀 펌웨어를 올려 쓰는 경우가 많은데 블랙베리는 커스텀 펌웨어가 존재하지 않는다. 아무래도 물리 키보드의 존재와 블랙베리의 보안기능 때문에 그런 게 아닌가 싶다.

 

호환성

 

1. 통신사와의 궁합

 외국폰이라 그런지 국내 통신사와 궁합이 좋은 편은 아니다. 여러 사용자들의 사용기를 살펴보면 대체로 sk와의 궁합이 좋은 편이고 나머지는 좋지 않은 듯하다. 본인은 kt를 사용 중인데, 종종 데이터전송이 원활하지 않거나, 전화 수신 시 남들이 전화를 걸면 30초 뒤에야 폰이 울린다거나, 1~2시간 정도 전화발신이 되지 않는 등 문제가 종종 있었다. 업무 중에는 굉장히 걸리적거리는 부분이라 메인폰으로 사용하기에는 다소 문제가 있었다.

 또한 대표적인 문제로 유심을 넣고 개통 시 곧바로 통화를 하는 데는 문제가 없으나 문자메시지가 오지않는다. 최소 3~4시간에서 길게는 반나절이상 기다리면 그동안 안온 문자메세지가 한번에 몰려서 오며, 그 이후로는 정상적으로 문자를 받아볼 수 있다. 폰을 교체하고 바로 은행어플 등 문자메세지 인증이 필요한 경우는 사용하지 못하는 단점이 있다. 특히 직장인은 업무에 지장이 있을 수 있으므로 퇴근 후 혹은 주말에 폰을 교체하는 것을 추천한다.

 최초개통 시 통화품질 또한 자동으로 설정되지 않고 3G로 연결이 되는데, 통신사에 연락해서 Volte(혹은 HD보이스)로 등록을 해달라고 해야 한다. 다소 귀찮은 부분이다.

2. 앱들과의 호환

 요즘 스마트폰들과 비교해도 사이즈가 큰 편인 키투이지만, 물리키보드의 존재로 인해 실제 화면크기가 작은 편이고, 비율도 3:2로 생소하다. 대부분의 앱들에서 큰 문제없이 사용할 수 있지만, 몇몇 어플들은 다소 불편한 점이 있었다.

 대표적으로 인스타그램. 릴스를 위아래로 넘기다 보면 상하단부가 잘리는 현상이 발생한다. 익숙해지면 별 감흥이 없긴 한데 처음 봤을 땐 이게 뭔가 싶었다.

 그리고 은행 어플 등 신분증 인증이 필요한 경우 문제가 발생한다. 키투의 카메라 비율도 화면에 맞게 3:2로 설정되어 있다 보니, 은행어플에서 신분증 촬영이 필요한 경우 왜곡이 생겨서 신분증을 제대로 촬영할 수 없는 경우가 발생한다. 이것 때문에 은행고객센터에도 전화를 해봤었지만 뚜렷한 해결책을 제시해주지는 않았다. 하지만 카카오뱅크의 경우에는 우연히 해결책을 찾아낼 수 있었는데 신분증 촬영 화면을 켜둔 채로 5분 정도 방치해 두면 카메라를 재설정합니다라는 문구와 함께 카메라가 정상비율로 돌아오고 신분증 촬영을 할 수가 있게 된다. 다른 은행 어플은 사용해보지 않아서 어떤지는 알 수 없다.

 

카메라

 

 솔직히 카메라를 많이 안 써봐서 명확한 비교는 불가하지만 출시한 지 오래되기도 했고, 기대하지 말자. 듀얼카메라이긴 한데 의미가 있나 싶다. 줌 당겨보면 화질 뭉개지는 게 너무 잘 보인다. 다소 어둡게 찍히는 느낌이 있고, 선예도가 많이 떨어진다. 

 

결론

 

 지금 시점에서 메인폰으로 사용하기에는 추천하지 않는다. 서브폰으로 데이터 유심정도 끼워서 사용하기에는 괜찮을 듯싶다. 블랙베리의 소프트웨어적인 특성(보안성등)을 보고 구매하는 사람들은 이제 없으리라보고 키보드 하나 때문에 구매를 하게 될 텐데 약간 2G 폰 쓰던 시절 키패드 누르던 느낌도 나고 나쁘지 않다. 개인적으로 성능이 받쳐주고 통신문제가 없는 후속작이 있었더라면 좋았을 텐데 이제 블랙베리라는 이름은 역사 속으로 사라져 버렸으니 아쉬울 따름이다. 끝.

반응형